샬롬자유학교의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학교의 교육과정을 설계하면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라는 질문을 해왔습니다.
이 질문을 토대로 교과과정을 구성하는 연구집단이나 교사들이 중요한 교과, 아이들이 꼭 배워야 하는 교과 등을 선정하여 수업을 차수를 조정하여 교과를 편성합니다.
샬롬자유학교에서도 최초 교육과정을 구성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가 누구의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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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라면 교과과정을 편성하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 교사가 학생들의 생각과 느낌, 교과과정 편성에 대한 의견과 자율성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이런 고민을 반영하여 알찬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동시에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 샬롬자유학교 교육과정의 현재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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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자유학교의 교육과정의 중심에는 학생이 있습니다.
학생들 마음대로 모든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는 없지만, 구성된 교육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게 할 수는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교육활동들에 아이들의 주도성이 어떻게 실천되는지는 다른 글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이번 글에서는 아이들의 주도성의 근간이 되는 “삶의 힘을 기르는 교육”을 연간 교육계획에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샬롬자유학교의 교육과정은 1년 3학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의 학교가 2학기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1년을 3학기로 구성한 이유는 기숙학교의 엄청난 피로감, 4월과 8월에 시행되는 검정고시와의 원활한 연계 등을 위해서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삶의 힘을 기르는 교육 1학기의 주제는 “삶의 기초를 세우는 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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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교육과정에서는 언어능력과 자기성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정이 편성됩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언어능력은 시험을 잘 보는 능력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보거나 들은 것은 판단하기에 앞서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
관찰된 사실에 대하여 자기만의 생각을 펼쳐나가지 않고 자신의 느낌이 무엇인지를 찾고, 현재 느끼는 것 이면에 있는 자신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살피면서 수단에 집중하지 않고 욕구에 집중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누군가에게 강요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마샬 로젠버그의 비폭력대화를 조금씩 배워나갑니다.
이외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여러가지 수업들과 세계 어디를 가도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때 사용해야 할 영어능력을 향상시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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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초를 세우는 1학기의 중요 활동은 걷기 여행입니다.
걷기는 우리 신체의 기초를 다지는데 가장 적합한 활동이기도 하고,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며 걷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자존감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어려움을 인내하고 걷는 과정에서 자기성찰이 이루어지는데, 1학기에 이루어진 자기 성찰과 타인 이해를 위한 과목들이 걷는 시간에 완성되어 자신의 것이 되기도 합니다.
2021년에는 “생태와 자연”을 주제로 제주도 한 바퀴를 걷고,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억하며 “평화”라는 주제로 가평에서 임진각 평화공원까지 걷고, 2023년에는 10.29참사를 기억하며 “생명”이라는 주제로 안산 4.16기억교실에서 시작하여 학교까지 걸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는 유익은 우리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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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힘을 기르는 교육 2학기는 “삶의 방향을 탐색하는 교육”입니다.
2학기 교육과정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특성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하여 사회속으로 뛰어들어가는 시간이 주된 교육과정으로 주어집니다.
우선 하버드대학교의 교육심리학자 하워드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라 만들어진 다중지능 검사도 실시하고, 각각의 지능을 개발하고, 자신의 강점지능을 연계하여 삶의 방향을 탐색하는 수업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책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신의 특성을 최대한 이해합니다.
이렇게 탐색한 자신만의 특성을 실제 삶에 적용해보는 “사회참여학습”은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자신이 가고 싶고, 자기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직접 나가보는 경험으로 확장됩니다.
이를 위하여 진행하는 중점활동은 몰입주간과 인턴십입니다.
7-8학년은 학교 안에서 2주간 모든 수업을 중단하고 자신의 역량과 흥미를 활용할 수 있는 활동에 집중하는 “몰입주간”을 보냅니다.
예를들면, 2주간 보드게임을 제작해보거나, 동영상을 만드는 일에 집중해보거나, 기타연주를 통해 몇 곡을 완주해보는 경험을 합니다.
9학년은 학교 주변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관심분야의 직장에서 2주간 “마을 인턴십”을 진행하고, 10학년은 4주간 “세미 인턴십”을 진행하고, 11학년은 8주간 “인턴십”을 진행합니다.
자신의 관심사와 궤적을 같이하는 개인과 회사를 선택하여 직접 자기소개서를 보내 면접을 보는 방식으로 회사에 인턴십을 나가는 친구들의 모습에는 설레임과 긴장, 두려움과 기대가 엇갈려 나타납니다.
그렇게 조금씩 사회경험을 하는 동안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현재 자신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보냅니다.
인턴십에 도전한 학생들은 자신의 꿈에 확신을 갖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는 등 사회를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못할 수많은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삼아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학교로 돌아옵니다.
3학기의 교육과정은 지속가능하고 변혁적인 삶을 위하여 자신의 삶의 기준을 세우고 어떤 분야에서 살아가든 앎과 삶을 일치시키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목적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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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학교를 찾아와 “대안학교를 나온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결국 일반적인 사회에 나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데 지금 여기서 너무 행복하게만 살아서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나요?”라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3학기의 교육과정은 사회에 나가서 무엇을 하든 대안적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연습을 해볼 수 있는 과목들로 구성이 됩니다.
미셸보바의 도덕지능이론에 따라 도덕성의 덕목을 스스로 갖추면서 자신이 아는 것과 사는 것을 어떻게 일치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교육과정을 통해 삶의 철학을 세우고 대안을 모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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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의 중점활동은“테마여행”입니다.
한 학기동안 한 가지 주제만 선정하여 그 주제를 다각도에서 연구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쉽지도 않고, 생각보다 더 큰 배움을 주기도 합니다.
2022년에는 경제를 주제로 공부를 하였는데, 한 팀은 경제와 노동의 관계를 공부하였고, 다른 한 팀은 공정경제와 마을경제의 가능성을 탐구하였습니다.
경제와 노동의 관계를 공부한 팀은 대우조선해양 분규에 참여한 사무장님 만나고, SPC사태로 농성을 벌이는 파리바게트 노동자들을 찾고, 플랫폼 노동자들인 배달의 민족 기사님들을 만나서 노동현장의 어려움과 문제점들을 공부하고 돌아왔습니다.
공정경제와 마을경제의 가능성을 공부한 팀은 전국에서 마을을 기반으로 공정경제를 이루어가는 사장님들을 찾고 만나 대안적 가능성을 엿본 후 학교로 돌아와 “학교화폐”를 만들고 학교에 “기본 소득”도 만드는 등의 변화를 주도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학생 주도로 진행하면서 쉽지 않은 배움을 이어갑니다.
자신들이 만날 사람이나 기업을 탐색하여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해서 만남을 약속하고, 여행의 동선을 구성하여 한 주간의 테마여행을 다녀오고, 여행의 결과물들을 학교와 마을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과정은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미쳐가는 세상에 대안은 무엇인지를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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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자유학교의 교육은 #삶의힘을기르는교육 을 목표로
1학기는 #삶의기초를세우는교육, 2학기는 #삶의방향을탐색하는교육, 3학기는 #삶의대안을모색하는교육 을 진행합니다.
모든 순간이 아름다울 수는 없지만, 모든 과정이 행복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살아가고 성장하는 친구들이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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